[사회] 일일 알바체험, 워터파크에 가다

SOME 뉴스/일반 2017.09.26 08:49 Posted by 송지수 기자                   

지난 4일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워터파크에 일일 아르바이트를 갔다.

무더위가 이어지는 한여름을 맞아 워터파크를 찾는 많은 손님들이 몰리면서 많은 일손이 필요해진 탓에 아르바이트 채용 관련 사이트에서 손쉽게 찾아 볼 수 있었다.

필자가 일하게 된 곳은 워터파크 내에 위치한 푸드코트이었다.
푸드코트이기 때문에 보건증을 지참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보건증에 대한 언급은 없었기 때문에 반신반의하며 출근을 했다.

워터파크 내 지하주차장으로 가니 구석 한편에 인력을 관리하는 사무실이 있었고, 그곳에서 출근 체크와 시큐리티 지문을 등록한 후 탈의실에서 남색 카라 셔츠와 검은색 신발, 그리고 앞치마로 구성된 유니폼을 착용했다. 
그리고 명찰을 착용하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니 낯선 이름이 적혀있다. 왜 그런지 물어보니 관계자는 보건증이 있는 사람들의 명찰이라고 한다. 궁금했던 보건증에 대한 의문이 이렇게 풀리는 순간이었다.

오후 12시가 넘어서 4명의 인원이 집결된 후 인솔자와 함께 4층에 위치한 푸트코트로 갔다.
4층에 올라오자마자 많은 피서객이 물놀이를 하고 있는 광경이 펼쳐졌고, 공기는 매우 덥고 습했다.

푸트코트는 경양식과 패스트푸드, 음료점 등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4명의 아르바이트생들은 설거지, 홀 정리, 캐셔 등 각각의 역할을 맡아 위치로 갔다.
필자는 처음엔 설거지를 담당하게 되었는데 설거지는 2인 1조로 설거지를 하며, 한 명은 손님들이 직접 올려놓는 컨베이어의 속도를 조절하고, 식기가 컨베이어를 타고 오면 잔반을 제거하고 헹구어서 다음 단계로 넘기는 역할이고, 또 한 명은 넘겨받은 식기들을 스펀지를 이용하여 닦고 식기세척기에 넣는 역할이다. 필자는 후자였다. 
하는 일은 단순 반복의 일이라 크게 힘들 것이 없었지만 식기세척기에서 나오는 뜨거운 열기가 숨을 막히게 했다. 한 5분쯤 지났을까 월급제 직원이 나와서 홀로 가라고 해서 갑작스럽게 보직이 변경되었다.

홀에서는 테이블 정리와 바닥의 쓰레기 및 물기 정리, 반찬 및 식기류 보충, 쓰레기통 정리 등이었다.
하는 일은 설거지 팀보다는 많기는 했지만, 홀에는 3~4명의 아르바이트생이 함께 일하고 있어서 크게 힘들지는 않았다. 하지만 업무의 난이도보다 더 힘든 것이 있었는데 
 
홀로 가면 주방보단 시원하겠지?라고 생각했으나, 홀로 나오자마자 잘못된 생각임을 깨달았다.
홀안은 워터파크에서 나오는 습기들이 가득했고 실내 온도는 몇 도인지 직감도 하지 못할 만큼 매우 더웠다. 마치 불가마 한증막 안에서 일하고 있는 기분이었고 신체의 온도가 계속해서 올라가는 것이 느껴졌다.

일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가 했지만 손님들도 여긴 왜 이렇게 덥냐고 하소연을 하기도 했으니 실제로 매우 덥긴 더웠던 것 같다. 다른 아르바이트생들도 수시로 물을 마시면서 더위와 혈투를 하고 있었다.

 

 푸트코트 홀 전경



오후 3시쯤 돼서 점심시간이 되었다. 한 4시간은 지난듯 느꼈는데 겨우 2시간밖에 지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허탈감이 들었다. 점심시간은 30분이 주어졌는데 점심 먹는 공간이 별도로 마련된 것이 아니라 푸트코트 내에 일했던 공간에서 해야 했기 때문에 필자는 식사를 포기했다. 너무 더워서 물을 많이 마셨기 때문에 물 배가 많이 차서 뭘 먹고 싶은 생각도 없었으며, 숨쉬기도 힘든 곳에서 밥을 먹는 것도 힘들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 시간에 차라리 조금이라도 더 쉬겠다고 생각했다.

다른 몇 명의 직원들은 밥을 먹는 것을 택했는데, 대부분 얼마 먹지 못하고 남기는 모습이었다. 역시 이런 환경에서는 밥을 먹기 힘들었을 것이다.

꿀 맛 같은 점심시간이 지나고 다시 업무에 투입되었다.
쉬고 나니 조금 더 수월하기 느꼈지만 그것도 잠시뿐, 더위에 지쳐 피로감은 처음 일을 시작할 때보다 더 빨리 느껴졌다. 점심시간이 지나서 손님들은 많이 줄어들긴 했지만 습도와 열기는 식지 않았다. 이렇게 많은 땀을 흘리면서 일해본 적이 언제였는지 떠올렸다.

그때 마침 지나가는 관리자가 나를 멈춰 세우더니 따라오라고 했다.
주방 한 켠으로 나를 데리고 오더니 설거지를 하고 나온 수저와 포크, 나이프 등의 물기를 닦으라고 지시했다. 땀을 많이 흘리셔서 홀보단 이게 나을 거라고 말한 후 사라졌다.
마른 수건으로 수저를 닦는데 등 뒤에서 갑자기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게 느껴졌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향해 발이 저절로 움직였다. 그리고 바람을 따라온 곳에는 작은 창문이 있었고 살짝 열려있는 이 유일한 창문으로 시원한 바람이 들어오고 있는 것이었다.
당시 한낮의 외부 기온은 34도였는데, 바깥공기가 시원하게 느껴질 정도라니 말도 안 된다 생각했지만
현실이었다. 그렇다면 이 워터파크의 실내 온도는 도대체 몇 도라는 것일까 정말 궁금해졌다.

 

 

외부기온 34도의 시원한 공기가 들어오고 있는 창문



그렇게 더위에 지쳐 정신이 없는 상태로 몸이 저절로 움직이는 지경까지 왔고 정신을 놓고 있으니 어느덧 퇴근시간이 되었다. 퇴근 시간 10분 전 인솔 직원이 와서 아침에 출근했던 지하 사무실로 데리고 갔다.
드디어 이제 해방이구나.. 감격스러운 순간이었다.
총 근무 시간은 7시간 30분인데 점심 시간 30분은 공제했기 때문에 7시간만 인정이 된다.
이렇게 해서 하루 동안 번 돈은 46,000원 남짓, 시간당 6,570원꼴 최저시급에 겨우 맞춘 임금인데
이렇게 고생한 대가가 겨우 이 정도라니.. 허무함이 밀려왔다.

오늘 함께 일했던 아르바이트 동료들은 대부분 20대 초반의 남,녀들이었는데 
하루 동안 고생한 젊은 청춘들의 노동의 대가가 이정도로 적당한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이 자리를 빌어 열악한 환경에서 최저시급을 받고 땀흘리며 일하는 아르바이트생들에게 감사와 격려를 표한다. 

소주미디어, 송지수 (sozu03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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